[한경에세이] 쾌적한 '직장 어메니티'를 위하여

입력 2017-12-03 18:20  

김판석 < 인사혁신처장 mpmpsk@korea.kr >


어릴 적 가난했던 시절엔 ‘배불리 먹는 것’이 꿈이었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비만을 걱정하며 다이어트와 웰빙을 희구하니 세상이 많이 변했음을 실감한다.

한국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고속성장하며 배고픔을 해결했다. 머지않아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로 접어들게 될 텐데 걱정스러운 면도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 과도한 근로시간, 높은 자살률과 청년실업률 등 사회지표가 우울하고 국민이 느끼는 삶의 질과 행복지수도 높지 않다. 지난해 스웨덴의 리서치 기업 유니버섬이 세계 57개국 직장인을 대상으로 ‘직장인 행복지수’를 조사했다. 한국은 49위로 건강만족도와 근로시간, 여가 활용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서구도 앞서 언급한 사회 문제들을 겪었다. 그때 태동한 것이 ‘어메니티(Amenity) 운동’이다. 어메니티는 ‘쾌적함’ 또는 ‘즐거움’ 등의 뜻을 가진 말로 ‘사랑하다’라는 뜻의 ‘아마레(Amare)’에서 유래했다. 어메니티 운동은 19세기 영국에서 노동자의 질병과 사망률 등을 낮추고자 공중위생 등 주거시설을 개선하는 데서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친환경성, 편리성, 심미성, 문화성 등의 추구로 이어졌고 1990년대 중반 농어촌 생활개선 어메니티 정책이 유행하면서 그 의미가 확장돼 요즘은 생활편의시설은 물론 생활편의제품이나 서비스도 어메니티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우리나라 농어촌과 산촌에 생활편의시설이 많이 들어섰고 산속 사찰이나 도심 교회에도 찻집·카페가 들어서 소통과 쉼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도서관과 강의동에도, 대학병원에도 그리고 장례식장에도 카페와 쉼 공간이 함께 들어서는 등 어메니티가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 등 일부 기업은 운동시설은 물론 빨래방이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는 안마기구 등도 회사 내부에 설치해 직원 편의를 도모하기 시작했다.

한국도 이제 국민의 삶의 질과 행복 수준 향상을 위해 기업과 정부 기관도 직원을 위한 새로운 어메니티를 활용할 시점이다. 이를 위한 첫 번째 과제는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근무환경 조성이다. 둘째는 과로사를 예방하기 위해 장시간 근로를 줄이고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등의 근무 혁신이다. 셋째는 쉼이 있는 삶의 제공이다. 건전한 여가 생활 지원은 삶의 활력을 되찾고 자아를 실현하게 함으로써 일과 가정의 양립과 사기 진작, 나아가 성과와 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는 직무에 대한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직장 내에 어떤 어메니티를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김판석 < 인사혁신처장 mpmpsk@korea.kr >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